닌텐도 스위치2 가격 인상으로 알아보는 메모리 대란

닌텐도 스위치2 가격 인상이 9월 1일부터 적용된다. 국내 기준 64만8000원이던 본체 가격은 75만8000원으로 오른다.

원인으로 꼽히는 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다. 그런데 정작 스위치2에는 이번 가격 급등의 핵심으로 꼽히는 HBM이 들어가지 않는다. 스위치2에 들어가는 건 콘솔과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D램이다.

그렇다면 HBM 가격이 오르는데 왜 스위치2 가격까지 오른 걸까. 이유는 HBM과 D램이 제품은 달라도, 만드는 과정에서 같은 생산라인을 일부 공유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을 우선하면서 범용 D램 생산 여력이 줄었고, 그 여파가 콘솔 가격까지 이어졌다.

이 글에서는 HBM과 D램이 무엇이 다른지, 왜 AI용 메모리 수요가 콘솔 가격까지 흔들었는지 순서대로 살펴본다.

닌텐도 스위치2 가격 인상, 얼마나 올랐을까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도 함께 오른 콘솔 가격 인상 상황을 보여주는 이미지

스위치2, 9월 1일부터 17% 오른다

한국닌텐도는 스위치2 본체 희망소비자가격을 9월 1일부터 64만8000원에서 75만800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보도에 따르면 인상률은 약 17%이며, 앞서 지난 5월에 오른 스위치 OLED와 기본형, 라이트 모델(12~14%)에 이은 두 번째 인상이다.

온라인 구독 서비스 요금도 개인 플랜은 월 4900원에서 5900원으로, 패밀리 플랜은 3만7900원에서 4만7900원으로 같이 올랐다.

닌텐도만의 문제도, 콘솔만의 문제도 아니다

콘솔 3사 모두 같은 시기에 가격을 올렸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소니는 PS5 기본 모델을 74만8000원에서 94만8000원으로 27% 올렸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엑스박스 시리즈 X와 S 가격을 모델별로 100~150달러씩 올리면서 2TB 저장장치 모델은 아예 단종했다.

콘솔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노트북, 스마트폰, 하드디스크까지 램이 들어가는 전자기기 전반이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가격만 오른 건 아니다

가격만 오른 것은 아니다. 닌텐도는 9월 가격 인상을 앞두고 게임 1종을 포함한 번들 상품을 먼저 내놓았다. 단품보다 번들을 사는 쪽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이도록 가격 구성을 조정한 것이다.

엑스박스는 반대로 저장 용량이 큰 모델을 없애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단순히 가격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제품 구성까지 함께 조정하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을 나누려는 움직임이 콘솔 3사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스위치2에는 HBM이 아니라 D램이 들어간다

닌텐도 스위치2 메모리 사양과 HBM 구조 차이를 비교하는 이미지

스위치2에 필요한 메모리는 HBM이 아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오해가 있다. 스위치2 가격이 메모리 때문에 올랐다고 하면, HBM이 콘솔에도 들어가는 줄 아는 사람이 있다.

실제로는 아니다. 스위치2에 탑재된 엔비디아 테그라 T239 칩은 128비트 LPDDR5X 메모리를 사용하고, 실제 용량은 12GB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일반 D램이다.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이 아니다.

HBM과 D램, 뭐가 다른가

일반 D램은 메모리 칩 하나를 기판에 올려 사용하는 구조다. 만들기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수율도 높다. 반면 HBM은 D램 칩을 여러 층으로 쌓고 층 사이를 수천 개의 미세한 연결부로 이어 붙이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첨단 패키징 공정을 거쳐야 하고 접합 단계에서 불량이 나는 비율도 D램보다 훨씬 높다. 그만큼 제조 단가가 비싸고, 콘솔이 필요로 하는 수준보다 성능이 지나치게 높아 콘솔에 HBM을 쓸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 HBM 때문에 D램이 부족해졌을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웨이퍼 생산 경쟁 구조를 보여주는 이미지

같은 웨이퍼를 두고 벌어지는 생산 경쟁

HBM과 D램은 서로 다른 제품이지만, 만드는 공장과 웨이퍼는 같다. 처음 만드는 공정이 같기 때문에, 메모리 업체는 같은 생산라인에서 D램과 HBM 중 무엇을 얼마나 만들지 선택해야 한다. HBM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웨이퍼 사용량은 일반 D램의 약 3배에 달한다.

마이크론은 공식적으로 HBM 1비트를 생산하려면 범용 D램 3비트 분량의 생산 여력을 써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HBM 수요가 늘어날수록, 같은 웨이퍼로 만들 수 있는 스위치2용 D램 물량은 그만큼 줄어들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을 우선하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범용 D램 수익성도 크게 좋아져 HBM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HBM 시장을 이끄는 SK하이닉스는 이미 계약된 HBM 물량을 맞추는 게 우선이라 생산량을 쉽게 늘리기 어렵다.

마이크론은 아예 소비자용 D램 시장에서 발을 빼고 기업용 D램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판단이 비슷한 시기에 겹치다 보니 공급 부족의 책임을 두고 법적 다툼까지 벌어졌다.

국민일보 보도를 보면 미국의 PC 조립업체와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비슷한 시기에 D램 생산을 줄이고 HBM 확대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담합 여부는 아직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지만, 세 회사의 선택이 겹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결과가 스위치2 가격표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스위치2만의 문제가 아니다

애플과 노트북 시장까지 번진 메모리 대란 상황을 보여주는 이미지

애플도, 노트북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같은 구조는 콘솔 밖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애플 가격 인상도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맥과 아이패드 전 제품군 가격이 최대 500달러까지 올랐고,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들도 잇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메모리와 스토리지 가격 급등 여파로 2026년 전 세계 PC 출하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콘솔이든 노트북이든 D램이 들어가는 제품이라면 이 여파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메모리 대란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망은 엇갈리지만 단기간에 끝날 문제는 아니라는 쪽이 우세하다. 앞서 언급한 국민일보 보도를 보면 투자은행 제퍼리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해 3분기 40~50%, 4분기 30~40% 추가로 오르고 내년에도 40% 안팎 상승한 뒤 새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28년에야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공장 가동 시점을 앞당기고 있지만, 그 물량이 시장에 풀리기 전까지는 지금 같은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스위치2 다음으로 가격 인상 대상이 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스위치2 가격 인상 뒤에 숨은 메모리 대란

닌텐도 스위치2 가격 인상은 결과일 뿐, 진짜 원인은 D램과 HBM이 같은 생산라인을 함께 쓰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스위치2에는 HBM이 들어가지 않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을 우선하는 만큼 스위치2에 들어가는 D램 생산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구조가 풀리는 시점을 2027년에서 2028년 사이로 보는 전망이 많은 걸 감안하면, 콘솔이든 노트북이든 D램을 사용하는 제품은 당분간 가격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FAQs

닌텐도 스위치2 온라인 구독료는 앞으로 또 오르나요?

이번에 이미 한 차례 올랐어요. 메모리 대란과는 별개로 국가별 서비스 가격 균형을 맞추는 차원의 조정이라, 당장 추가 인상을 예고하는 내용은 없어요.

지금 사는 게 나을까요, 9월 이후를 기다리는 게 나을까요?

가격만 보면 9월 전이 유리해요. 다만 품귀 현상이 이미 심한 상태라 정가에 구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재고 상황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예요.

중고 스위치2 가격도 오를까요?

일본에서는 이미 가격 인상을 앞두고 중고 거래가에 웃돈이 붙는 사례가 나왔어요. 국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요.

HBM 자체 가격도 계속 오르나요?

네. HBM은 수요가 생산 능력을 넘어서는 상태라 공급 자체가 부족해요. 범용 D램과 별개로 HBM 가격도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걸로 보여요.

다음에 가격이 오를 만한 제품은 뭘까요?

D램을 많이 쓰는 제품일수록 위험해요. 특히 저가형 노트북이나 보급형 스마트폰처럼 원가에서 메모리 비중이 큰 제품이 먼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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