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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방한이 4박 5일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6월 5일부터 9일까지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이른바 ‘깐부 회동’ 이후 7개월 만이었고, 이번엔 별도 행사 없이 국내 파트너 기업만을 겨냥한 순수 사업 목적 방문이었다. 회동한 기업만 9곳이 넘었다.
날짜별 일정을 정리하고, 그 안에서 읽히는 AI의 방향 세 가지를 짚어봤다.
6월 5일, 입국부터 삼겹살 회동까지

T1 베이스캠프, 게임이 AI의 다음 수요처
오후 1시 40분, 젠슨 황은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했다. 방한 첫 행선지는 정부 청사도, 대기업 본사도 아니었다. 홍대 T1 베이스캠프 PC방이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만나 게임을 함께 즐겼다.
단순한 팬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젠슨 황에게 한국 PC방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 PC방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그래픽카드 수요를 끌어올렸다.
창업 초기 자금난에 시달리던 엔비디아는 한국 PC방에 GPU를 공급하며 위기를 버텼다.
젠슨 황은 당시 직접 용산전자상가를 돌며 영업을 뛰었고, 이후 “PC방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엔비디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출처
방한 첫 일정으로 PC방을 고른 건 그 은혜를 잊지 않았다는 표시였다.
삼겹살 회동, 참석자가 말하는 것
같은 날 저녁,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삼겹살집 한 곳에 모였다. 참석자 면면이 이번 방한의 목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SK하이닉스는 HBM 공급망, 네이버는 소버린 AI 플랫폼,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LG는 스마트홈과 모빌리티다.
반도체에서 로봇, 플랫폼까지 AI 생태계 전 계층이 한 테이블에 앉은 첫날이었다.
6월 6일~7일, 유퀴즈부터 야구 시구까지

유퀴즈 출연과 엔씨소프트 회동
6일은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블럭을 촬영했다. CEO가 방한 일정 중 예능을 찍는 건 이례적이다.
AI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 엔비디아라는 브랜드를 일반 시청자에게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7일 오전에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회동해 엔비디아와의 25년 파트너십을 기념했다.
게임사와의 연속된 만남에는 공통된 목적이 있다.
게임 산업을 AI 콘텐츠 생성의 주요 수요처로 키우려는 계산이다.
두산과 잠실 야구장 시구
7일 오후에는 잠실 야구장에서 두산 박정원 회장과 함께 프로야구 시구에 나섰다.
이 만남에도 맥락이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 로봇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회사다.
젠슨 황의 장녀 매디슨 황이 방한 전인 4월에 이미 두산로보틱스 연구 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협력 관계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행사였다.
6월 8일, 릴레이 회동으로 마무리한 마지막 날

SK, LG, 현대차와의 협력 내용
마지막 날은 강행군이었다. 오전 8시 30분 SK 서린빌딩에서 시작해 LG 트윈타워, 서울대 AI 연구소, 현대차 양재 사옥, 네이버 1784 사옥을 하루에 모두 돌았다.
SK그룹과는 AI 팩토리 협업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이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고,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력을 활용하는 구조다.
특히 SK하이닉스와는 2년 이상의 HBM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해 차세대 AI 플랫폼용 메모리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젠슨 황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대 메모리 파트너였고, 앞으로도 최대 메모리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현대차와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 협업을, LG와는 모빌리티와 AI 인프라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네이버 1784, AI 팩토리 파트너 선정
네이버와의 협력은 이번 젠슨황 방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양사는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내년부터 55메가와트 규모의 인프라 가동을 시작한다. 출처
젠슨 황은 “네이버는 클라우드, AI 모델,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AI 팩토리가 완성되면 네이버는 지금보다 10배 성장할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AI 모델과 클라우드를 모두 보유한 풀스택 AI 기업은 국내에서 네이버가 유일하다.
삼성 회동과 550조 선언
저녁에는 삼성전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과 만났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탑재될 HBM4 공급 협력이 핵심 의제였다.
젠슨 황은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곳 모두 HBM4 공급 자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방한 마지막 일정인 신라호텔 리셉션에서는 향후 5년간 한국에 3600억 달러, 약 550조 원의 AI 투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이번 젠슨황 방한이 말하는 AI의 방향 3가지

첫째, 협력 범위가 반도체에서 산업 전반으로 넓어졌다
2025년 10월 깐부 회동의 핵심 참석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었다. 반도체 공급망과 AI 가속기 협력이 중심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삼성과 현대차는 그대로였지만 네이버, 엔씨소프트, 두산이 새로 들어왔다.
AI 플랫폼, 게임 콘텐츠, 로보틱스가 추가된 것이다. 한국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반
도체를 공급하는 위치에서 AI 생태계 전반을 함께 설계하는 단계로 올라섰다.
둘째, 피지컬 AI 공급망으로 한국이 필요해졌다
젠슨 황은 이번 방한에서 직접 이유를 밝혔다. “한국에는 AI 연구인력과 중공업, 제조업 리더십이 동시에 있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가진 나라가 AI와 로보틱스 시대를 선도하기에 이상적이다.”
피지컬 AI는 로봇 팔이 움직이고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공장 라인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현대차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LG의 스마트 제조 인프라가 엔비디아에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셋째, 소버린 AI 시장의 교두보로 네이버를 선택했다
AI 시대에 모든 나라가 미국 빅테크에 데이터를 맡기려는 건 아니다.
국방, 의료, 금융처럼 민감한 데이터를 취급하는 분야에서는 자국 AI를 원하는 수요가 크다. 이를 소버린 AI라고 부른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의 풀스택 AI 기업이다.
젠슨 황이 네이버를 AI 팩토리 파트너로 선택한 건 단순한 인프라 계약이 아니다.
네이버를 통해 미국 빅테크와는 다른 경로로 소버린 AI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마치며, 젠슨황 방한이 남긴 숙제
4박 5일, 9곳 이상의 기업, 550조 원의 투자 전망. 이번 방한의 밀도는 숫자만 봐도 느껴진다.
냉정하게 볼 대목도 있다. AI 팩토리는 엔비디아 GPU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협력 범위가 넓어질수록 엔비디아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도 커진다.
소버린 AI를 표방하면서 인프라 주권은 엔비디아에 두는 구조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각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다.
젠슨 황은 떠나면서 “지금은 한국의 시간”이라고 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한국 기업들의 몫이다.
FAQs
젠슨 황이 이번에 한국을 찾은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입국 당시 "AI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왔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반도체 공급망 점검과 함께 피지컬 AI, 소버린 AI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었습니다.
AI 팩토리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갖춘 AI 전용 데이터센터입니다. 일반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인프라로, 젠슨 황이 차세대 산업 인프라로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소버린 AI란 무엇인가요?
특정 국가나 기업이 외부 의존 없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AI 인프라와 모델을 뜻합니다. 미국 빅테크에 데이터와 인프라를 맡기지 않으려는 국가들의 수요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젠슨 황이 언급한 550조 원 투자는 확정된 수치인가요?
확정 계약이 아니라 향후 5년간 한국으로 유입될 AI 관련 매출과 투자를 전망한 수치입니다. 엔비디아가 한국 AI 생태계에서 기대하는 시장 규모를 의미합니다.
GTC 코리아는 언제 열리나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방한 기간 중 정부 측과 긍정적으로 논의했다는 발표가 있었고, 구체적인 개최 시기는 추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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